전직사진작가이며, 영화잡지의 프리랜서 기고가였고 편집자이기도 했던 커티스 핸슨은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저예산 서스펜스 스릴러물의 각본에 쏟아부으며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그 결과 로저 코먼이 제작한 [던위치 호러]의 공동 각본가로 출발했으며, [침묵의 동반자], [마견] 같은 수작의 각본가로 이름을 날린다.
감독 데뷔는 각본가로 데뷔한 그 해 [달콤한 살인]으로 출발했는데, 그 후 몇 번의 외도는 있었지만 꾸준히 심리적 스릴러물에 천착하는 성실함과 이른바 미국 백인 중산층의 무의식적 틈새를 교묘히 파고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역량으로 영화적 승부수를 띄웠다. [뱃 인플루언스], [요람을 흔드는 손] 등이 그러한 축의 영화이다.
1997년 발표한 [LA 컨피덴셜]은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의 계보를 잇는 90년대 필름 누아르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으로 그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을 만큼, 스토리와 연출 양쪽에서 균형잡힌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