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과정을 통하여 해석이 가능해진 작품들도 접근하는 관점에 따라 새로운 견해가 나올 수 있으며, 더구나 결정적인 부분을 관객의 태도에 기대고 있는 현대 미술은 사람이 하는 일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정확한 진의 파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복합 예술화되어 가는 공간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동안 양질의 것을 느끼고 이로운 감각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집적된 다양한 표현 방식과 이미지들에 익숙해지는 것이 유리하다.
뒤집고 뒤집히는 반전을 거듭하면서 사회 혹은 개인의 감정이 어떻게 표출되고 형상화되었는지를 막연하나마 알아가는 것은 바로 앞에 서 있으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근경보다 점점 멀어지면서 비로소 한눈에 들어와 진한 감동을 주는 원경처럼 우리 삶의 은근한 배경이 되어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