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학문으로 연구한다는 일과 사람이 신앙을 갖는다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다. 종교인은 어떤 종교에 결코 빠져서는 안되지만 신앙인은 어떤 종교에 빠져야된다.
나는 종교를 두루 섭렵하면서 여러 종교를 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으나 얼마 후에 한 종교도 모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한 종교를 선택해야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를 사로잡는 종교는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어느 종교를 선택할 것이냐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할 때 나는 나의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내가 종교를 결정하게 된 것은 순전히 나를 떠난 딸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이냐에서 시작되었다. 나를 떠난 딸의 환생으로 관계를 정립할 것인가? 부활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것인가?
이 결정에서 나는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다시 산다는 부활의 신앙에 나의 인생을 걸었다. 그리고 종교학에서 타락(?)하여 기독교에 깊이 빠져들기로 작정하였다.
과연 예수는 없는가? 과연 그런 예수는 없는가? 과연 동정녀에서 탄생한 예수는 없으며 과연 사흘만에 부활한 예수는 없는가? 그렇다면 예수의 빈무덤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런 이야기를 나는 에서 고백적 언사로 그려놓았다.
(2002년 12월 19일 반상순 님이 알라딘에 보내주신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