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를 본 손택수 시인은 백석과 이용악 시풍을 닮았다는 것이다.
수필만을 쓰던 때, 아파트 앞에서 주운 시집 永郞·龍兒 시선을 읽다가 “오매! 단풍 들것네”에 놀랐다. 한국 문학어 탄생의 빛살이 번개처럼 스쳐갔다. ‘오매’처럼 우리 방언들을 시어화 하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 ‘천둥 같은 울림으로 남았다.
비창작이던 내 수필이 ‘창작적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재를 은유로 찾아 쓰기 시작한 때부터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있는 창작 수필이 태어나기도 했다. 차츰 현대시처럼 길이가 짧아지기도 하며, 시 창작의 고갱이를 보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필의 진화에서 생겨난, 이 시를 라 부르고 싶었다.
내가 쓰는 에서는 전라방언이 시어로 나서기를 좋아한다. 이야기를 데리고…. 백석은 평북 정주 출생으로 방언을 즐겨 썼고, 이용악은 함북 경성 출신으로 ‘이야기시’가 빼어났다. 백석의 「가즈랑집」 한 편에 방언이 여남은 개나 보이기도 하고, 이용악에 대해서는 시집 오랭캐꽃과 시 「전라도 가시내」가 스쳐갈 뿐이다.
위에서 말한 시풍 운운은 방언과 이야기가 함께 사는 내 시, 이 점을 지적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푸른 보리밭에 이는 바람 같은 청신한 시의 앞날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