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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왕조실록 열일곱 번째 책을 출간한 박시백 화백을 만났다. 실록이란 엄청난 기록을 만화로 옮기는 작업 자체도 대단하거니와 지난 10여 년 동안 꼼짝 않고 하나의 작업에 집중해왔다는 사실도 놀랍다. 스무 권 완간을 눈앞에(지난 세월에 비하면 정말 눈앞이다) 둔 지금, 그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의외로) 알라딘에서 진행하는 첫 인터뷰라 독자분들께서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을 하나둘 묻고 듣다 보니 분량이 만만치 않다. 다행인 건 박시백 화백이 이날 유독 즐겁고 신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이다. 일과를 물으며 시작한 이야기는 조선사 전체에 대한 그의 생각으로 이어진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작은 이야기도 서로의 생각이 오고가며 쌓이면 하나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자, 그럼 시작해보자. ------------- 그간 알라딘과 인터뷰가 없었습니다. 처음인 데다 이후 완간 때까지는 놓아드려야 할 듯싶어 오늘 작정하고 이것저것 여쭤보겠습니다. 이렇게 한 권을 마치고 나면 한 달 정도 휴식을 갖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선생님께서는 한겨레에서 만평 작가로 활동하다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와 조선왕조실록이란 큰 기획을 시작하셨는데요. 조선사에서 실록을 선택한 부분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데, 그 이전에 왜 조선을 택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실록을 읽어내는 과정은 육체노동에 가까울 듯합니다. 아직 세 권이 남아 있지만, 실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몸으로’ 읽어본 사람으로서 실록의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순조가 30대 후반, 상당히 젊은 나이에 왕위를 물려주잖아요. 그런데 아들 효명세자가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죠. 순조 입장에서 엄청 짜증났을 것 같더라고요. 나름 맡은 바 일을 정리하고 편하게 지내볼까 했는데 시대가 허락하지 않았으니까요. 물론 순조는 또 주어진 상황에 순응해서 주어진 일을 소화하죠. 그런데 순조가 왜 일찍 왕위를 물려줬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부족한 듯합니다.
17권에서 빠져나와서 정리하는 질문 몇 가지 드리겠습니다. 최근 한국사회 분위기를 보면 뭔가 적극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듯합니다.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요즘 사회 분위기와 맞물리는 조선 시기는 어느 왕인지 궁금합니다.
그럼 요즘 만화 말고 지금까지 보신 만화 중에 인상 깊은 작품은 뭐가 있을까요? ------------- 이 인터뷰는 지난 6월 9일, 17권 순조실록이 출간되자마자 홍대 근처 정글북까페에서 진행했다. 옛날 얘기를 조금 덧붙이자면, 박시백 화백은 내가 처음 만든 책에 일러스트 작업을 해준 오랜 인연이다. 편집자와 저자에서 MD와 저자로 바뀐 상황은 조금 어색했지만 이내 따뜻하고 여유로운 웃음으로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너무나 고마운 마음이다. 인터뷰 정리에 한 달이 걸렸다. 게으름 탓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흐름에 대한 확인도 한몫했다. 혹시라도 사실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전적으로 내 탓이다. 지루한 장마에 지루한 인터뷰가 아니길 기대하며, 반가운 소식 하나 전해드린다. 지금까지 한 번도 독자와의 만남을 갖지 않은 박시백 화백이 장마 끝 맥주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긴 인터뷰를 모두 읽으신 분이라면 함께하고 싶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음 주소에 댓글로 신청할 수 있다. http://blog.aladin.co.kr/culture/4919469 다른 저자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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