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를 쓰는 내내, 상상한 이야기가 실제 이루어질 수도 있을까 하는 기대감은 인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이야기의 동력이 되었다. 세탁기 놀이기구를 타는 헐렁바지, 짝을 찾아 건조대에서 흔들거리는 빨간초승달무늬 양말, 곱고 예쁜 꽃분홍스웨터 아가씨, 은은한 향기를 뿜는 과묵한 가죽점퍼 아저씨가 나타나서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 거기에 큰 슬리퍼를 끌고 다니는 미소와 나비를 실은 구름이도, 우정을 키워 가는 나래와 다솜이, 구슬치기하는 다섯 아이들과 어쩌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털보 아저씨도, 기니피그를 안고 현민이도 불쑥 찾아올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재미있는 상상을 많이 하길 바란다. 그 상상이 실제 이루어질 테니까. -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