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히틀러라는 기묘한 인물 때문에 전쟁과 인연을 맺었고 종군 기자 생활까지 하게 되었다(히틀러에 대한 긴 얘기는 본문에서 하도록 하자). 그는 내가 8살이었던 1939년에서 1945년까지, 즉 내 사춘기를 온통 수놓아 버린 인물이다. 나는 그를 통해 전쟁으로 인간사를 좌우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말할 수 없는 '탐구욕'을 갖게 됐다. 어쩌면 나는 전쟁에 빼앗겨버린 내 인생의 봄을 종군 기자 생활을 통해 보상받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 집요한 '탐구욕'의 결실이다. 나는 내 경험과 많은 이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10개의 전투를 골랐고 내 욕심만큼 그것을 재구성했다. 피와 비명 소리가 지워지고 나면 전쟁만큼 흥미진진한 인간사의 에피소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내가 얻었던 몇 가지 교훈도 나눠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