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정신의 모험이다.” - 수잔손택
작업을 하다 보면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할 때가 종종 있다. 낯선 나 자신을 알아가기에도 평생이 걸릴 것 같다. 하물며 타인을 어찌 그렇게 쉽게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라도 오만과 편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작업 안에서만이라도 언제나 여행자이고 초원을 달리고 싶어질 때 자연스레 드로잉해진다.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분출하는 것이다. 나는 침잠하려고 달음박질한다. 작업이 삶이고 삶은 예술이다. 한결같아지기 위해서 부단한 선긋기가 필요한 것 같다.
곡선이 직선이 되고 직선안에서 곡선을 발견하기 위해서 모험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감성은 이성보다 위험하고 무한대다. 인간은 감성을 가진 존재로 이지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더 넓은 감성의 바다에서 푯대를 향해서 가다 보면 섬을 발견하거나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겠지. 조석으로 산책할 때 만난 햇살, 나무 그림자, 저녁노을에 아득한 수평선,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 낯선 발자국 이 모든 것이 작업의 자료이다. 모든 산책은 마법이 일어나는 시간이고, 기다림이다. 기다림은 축복이다. (2023) - 본문 중에서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