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이 들고 계신 책은 『Foundations of The Extra Lesson』의 한국어 판입니다. 처음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동료 교사들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니 정말 기쁩니다. 이 책에는 오드리 맥앨런이 세계 발도르프 교육운동에 준 선물인 도움수업의 근간을 이해하고자 노력한 저의 연구 결과가 담겨 있습니다.
처음 오드리 맥앨런을 만난 것은 1983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발도르프학교 담임교사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오드리는 학습 장애에 대한 본인의 통찰과 함께 직접 개발한 활동들을 소개했습니다. 교실로 돌아와 아이들과 몇 가지 활동을 시도해 보긴 했지만, 몇 년 뒤 학습 지원 교사로 일하기 시작한 뒤에야 도움수업 활동 전체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드리 맥앨런에게 다시 연락했고, 그것은 우리가 수십 년 동안 함께 연구하고 협력하는 깊은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편지로, 나중에는 팩스로(이메일과 인터넷은 아직 세상에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은 영국을 직접 방문해서 무수한 질문을 퍼부었고, 오드리는 엄청난 인내심으로 그 모든 질문에 성의껏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가끔 ‘아이고, 이를 어째, 그 연습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생각이 안 나네.’ 하실 때도 있었고, 제 또래의 젊은 발도르프 교사들은 (더 이상) 발도르프 교육의 토대인 인지학의 기본 개념을 잘 알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놀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반응을 보고 오드리 선생님의 영감의 원천인 인지학을 깊이 연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도움수업 개념이 인지학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인지학을 공부하고 그 속에서 도움수업의 활동 원리와 개념들을 발견할 때마다 시대를 앞서간 오드리 맥앨런의 연구에, 그리고 루돌프 슈타이너가 인지학을 통해 세상에 전해준 혜안과 가르침에 경탄과 존경심이 깊어져 갔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움수업을 알고 싶어 하는 발도르프 교사들을 위한 교사 양성 과정이 전 세계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호주와 미국을 시작으로 지금은 네덜란드, 독일, 브라질, 헝가리, 스페인, 인도, 일본에서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국에서도 도움수업 교사 양성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두가 힘을 모으면, 오늘날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발도르프 교육 고유의 통찰과 현대 과학 연구 결과를 통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인지학과 발도르프 교육은 그 작업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이의 우주적, 정신적 기원(이는 사실 인간과 세계의 정신적 기원이기도 합니다)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오드리 맥앨런의 ‘도움수업’ 활동을 낳은 영감의 원천을 찾아 나선 탐색의 결과를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 혜안을 박제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아이들 그리고 미래 아이들이 교사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토대와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도움수업 개념이, 배움의 과정이 일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직 배울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이 그 조건을 획득할 수 있도록 우리가 어떻게 아이를 도울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준다고 확신합니다.
이 책이 교육을 행하는 모든 측면에 있어 인간과 우주의 정신적 기원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