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말 이후 우리 연극 무대공연에서 '여성 몸 벗기기' 행위가 무조건적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너울 좋은 구실을 내걸고 대학로 뒷골목 연극가를 휩쓸다시피까지 된 현상은, 어찌보면 지배적 상업주의 남성 중심 담론에 대해, 대안적, 저항적 여성주의 담론을 확립시키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여성 몸과 섹슈얼리티, 성적 정체성, 그것이 갖는 정치적 의미 등등에 관해 체계적인 이론과 전문적 여성주의적 학문적 토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