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는 땅과 사람과의 관계를 밝히는 학문입니다. 지도 속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땅에서 살아 왔는지가 잘 나타납니다. 지리를 공부하고 지도를 가까이 하면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세상 보는 눈이 넓어지지요. 세계가 한 마을처럼 가까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상상력과 모험심만 있다면 앉아서도 세계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도를 모르고 보면 선들이나 작은 기호로 정신없지만, 제대로 알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지도 속의 세상이 생생히 살아 움직입니다. 아프리카 지도를 꺼내 놓고 한번 볼까요? 남부 지역을 보면, '오카방고'라는 강이 보입니다. 앙골라의 높은 산지에서 시작하여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오아시스 삼각주로 꽃을 피우고는 그만, 목마른 칼라하리 사막을 만나는 바람에 바다로 흘러들지 못하고 생을 마치고 맙니다.
글은 한낱 말들의 모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고민의 표현 경험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글로 표현하여 남에게 보여줄 만한 가치 있는 고민과 경험을 하였는가? 아니라면 내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 자신의 삶마저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면서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한다는 것인가? 굳건한 의지도 없이 이런저런, 겉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는 화려한 말들만 주어모아 책을 낸다는 것은 하나의 허위의식 아닌가? 온갖 생각이 듭니다. 겉모습만 번지르하게 드러내보이고 싶은 과시욕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 때문에 이 책을 내놓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는 중에 나는 신발 만드는 사람을 보고, 또 우리집 아이가 젓가락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발 만드는 사람은 참으로 많습니다. 비싼 고급 신발을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싸구려 신발을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고도의 전문적 교육을 받고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전문적 지식도 없이 생계를 위하여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볼품 없는 신발밖에 만들 수 없는 초보자일지라도 마음에 드는 좋은 신발을 만들지 못한다고 하여 신발 만드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신발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