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을 그리는 시간 동안, 작고 오래된 하프카메라를 들고 매일 사진을 찍으며 다니던 날이 기억납니다. 소녀의 망원경처럼 어쩌면 저 또한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엿보고 나만의 방식으로 만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누군가 내밀어 준 인사로 나의 모자람도 아픈 기억도 조용한 입술도
천천히 창문을 열어 새 바람을 맞이하듯 보드랍게 웃을 수 있기를,
이 책을 만나는 이에게 희망합니다.
따듯한 질감의 종이를 꺼내어 색연필을 깎고 선을 그리고 그 안을 채우고,
때론 조각을 내고 퍼즐처럼 모양을 맞추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떤 때엔 아주 작게 오린 조각 그림을 잃어버리기도 해서 온 방안을 찾아 헤매기도 했지만
작은 것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순간순간 마음이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