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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앤디 그린버그 (Andy Greenberg)

최근작
2023년 7월 <어둠 속의 추적자들>

샌드웜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공격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커들이 단순한 범죄나 정부의 지시를 받는 스파이 활동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의 중요한 디지털 인프라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이다. 2007년 러시아 해커 그룹이 에스토니아를 공격했을 때, 에스토니아의 거의 모든 웹 사이트가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2년 뒤, 미국 국가안보국 NSA가 개발한 악성코드 스턱스넷(Stuxnet)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를 망가뜨렸다. 이 모든 사건은 앞으로 일어날 사이버 공격 양상을 예견했다. 사이버 공격이 이제는 사이버 세상을 벗어나 실제 사회의 중요한 부분까지 파고들 것이라고 말이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으로 개입한 사건에서는 좀 더 뚜렷하고 직접적인 조짐이 나타났다. 이듬해인 2015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 언론, 교통 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이 꾸준히 발생했다. 그 결과, 해커에 의한 정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수십만 명의 시민이 피해를 보았다. 보안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시험 삼아 사이버 전쟁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과 나토(NATO)는 물론 사이버 공격에 대한 준비가 미비한 곳을 대상으로 이런 새로운 형태의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 대통령 궁 크렘린의 지원을 받는 해커 그룹 샌드웜(Sandworm)이 그 배후에서 이 모든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후 2년 동안, 샌드웜은 공격을 준비했고 자신을 지상 최고의 해커 집단으로 부르면서 사이버 전쟁의 의미를 새로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6월 말 낫페트야(NotPetya)로 알려진 악성코드를 뿌린 것으로 추정된다. 낫페트야는 역사상 가장 악질적인 코드로 평가받는다. 샌드웜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정부 주도의 해커 집단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이들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사회의 근간을 흔들었고,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을 공격해 예상치 못한 처참한 피해를 줬다. 샌드웜이 했던 공격을 돌이켜보면, 미래의 사이버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어렴풋이 엿볼 수 있다. 만약 사이버 전쟁이 가속화된다면, 정부 주도의 해킹 전쟁은 더욱더 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봤던 몇 주간의 정전 사태는 훨씬 더 길어질 것이고, 푸에르토리코에서 허리케인 마리아 때문에 발생했던 정전, 사상자, 경제적 충격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해커가 산업 시설을 물리적으로 파괴해 대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낫페트야 사태처럼 수십만 대의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들어 적국의 기반시설을 마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사이버 전쟁의 처참한 결과를 극명히 보여준 샌드웜 이야기를 다룬다. 수년간 샌드웜의 흔적을 추적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막을 수 있었던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 이 책은 단순히 한 해커 그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며, 러시아의 무분별한 해커를 비난하려는 의도로 저술되지도 않았다. 이 책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강대국 간의 힘겨루기에 관한 책이다. 미국과 서방 세계는 이 힘겨루기에서 졌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의 개발을 너무 서둘렀다. 그 결과, 더 큰 혼란의 가능성을 초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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