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55년 전인 1966년, 중학교 2학년 때 〈가을밤(시집 맨 끝에 수록)〉이란 제목의 시를 학교 교지(校誌)에 처음 발표했습니다. 처음 쓴 시가 이름 석 자와 함께 교지에 활자화돼 나왔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 기쁨을 발판 삼아 틈틈이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완성된 시들은 주로 교지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는 교내 백일장 대회에 입상해 학교 대표로 외부 백일장 대회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대학 재학 중에는 학보(學報)를 통해 시를 발표하였으나 대학 졸업 후에는 시를 쓰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사느라 바빠 시를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시집에 실린 대다수 시는 2018년 정년 퇴임 후, 2년여 동안 쓴 것들을 모은 것입니다. 그러나 저 자신 정식으로 시작법(詩作法)에 대해 배운 적이 없는 까닭에 시 전문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준 이하의 잡소리(?)라고 힐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 한 편, 한 편이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때로는 늦은 밤까지 고민하고 아파하면서 쓴 제 삶의 편린(片鱗)들인 까닭입니다. - 들어가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