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모든 인간은 독자적 해석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현상을 이해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치 객관적 시각에서 말하는 듯이 보여도, 비록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의 해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말하게 되며, 상대방도 자신의 관점을 받아들이기 원하거나 심지어 강요하기도 합니다. 한편 상대방도 나름대로 자신의 해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말하기 때문에, 서로의 해석의 관점의 간극이 클수록 서로 이해하지 못하여 갈등을 빚게 될 가능성이 높게 되며, 반대로 그 간극이 좁을수록 서로 이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자신의 해석의 관점을 파악하고, 또한 상대방의 해석의 관점을 파악하면서 대화를 하게 되면, 관점의 차이를 파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그만큼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목회자나 목회상담자들과 같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하는 이들은 해석학적 관점을 파악하는 역량을 갖출수록 보다 원만하고 효율적인 사역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저는 도널드 캡스Donald Capps 교수님이 이런 필요성을 절감하며 이 책을 저술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장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제1장은 리쾨르의 해석학 이론, 저자의 의도, 독자의 지위, 독자와 텍스트의 관계, 장르의 역할, 은유의 역할언어 체계, 의미 체계, 비평적 거리의 문제와 같은 해석학의 기본 이론을 설명합니다. 제2장은 목회돌봄을 위한 해석적 모델, 목회자의 의도성, 특권을 가지지 않는 해석자, 새로운 세계를 드러내는 목회행동, 개인적 식별으로써의 이해, 역동적 과정으로서의 목회행동 개념적 인지도식을 통한 이해(직관주의, 긍정주의, 관점주의, 인지도식주의), 목회적 성실성과 같은 해석학의 목회돌봄의 적용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논의합니다. 제3장은 목회해석학과 개념적 인지도식의 선택, 구체적인 6가지 진단 유형과 세 가지 진단 모델(상황적, 경험적, 수정주의)과 이 진단 모델을 목회돌봄에 적용시켜 얻게 된 세 가지 목회 모델(목자, 상처받은 치료자, 현명한 바보)을 제시합니다. 제4장은 목회적 개입에 관한 구체적 사례와 그 사례에서 드러나는 의미있는 세계를 파악하는 시각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제5장은 목회해석학의 형태와 은유, 비유적 사건으로서의 목회적 행동, 세 가지 자기 비유(반응적 자기, 신뢰할 수 있는 자기, 그리고 접근할 수 있는 자기), 자기 비유의 성서적 발견과 같은 주제를 제시합니다.
저는 이제는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는 존경하는 캡스 교수님이 모든 목회자들이 목회의 현장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부단히 자신의 해석학적 관점을 살피며, 그 관점을 자기 비유로 구체화하는 삶을 통하여, 사역의 연륜이 쌓일수록 자기 이해가 심화되며, 그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참된 자유와 평안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얻기를 소망하여 심혈을 기울여서 이 저서를 남겨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보다 많은 목회자분들과 상담자분들이 이 책을 통하여 해석학의 관점에서 자신과 성도들 또는 내담자들을 이해하면서 돌봄의 사역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되시기를 겸허히 주님께 기도드리며, 캡스 교수님의 가르침과 미학적 목회상담학을 가르쳐주신 이상억 교수님, 참된 목회상담학자의 본을 보여주시고 가족상담의 이론을 깊이 있게 가르쳐주신 홍인종 교수님, 늘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시는 양해란, 유영순, 백미경 목사님, 사랑하는 아내 시현과 아들 성민이, 그리고 출판해주신 김용민 대표님께 마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8년 1월 5일 아차산 기슭에서
김태형 교수
현대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번아웃에서 자유롭기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밤늦게까지 일을 하거나 깨어서 활동하는 삶의 패턴을 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종 첨단 매체는 쉴 새 없이 우리에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을 알려주고, 각 분야의 새로운 지식과 연구결과를 알려주어서 24시간 내내 깨어서 정보를 검색해도 모자라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그러나 또한 인간은 적당하게 쉬고, 식사를 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런 생활을 위해서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13주에 걸쳐서 번아웃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서 저술되었습니다. 책의 각 페이지에서 저자의 그런 열정과 현대인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내용 또한 매우 은혜롭고 깊은 통찰을 이끌기 위해서 많은 정성을 기울여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매일 조금씩 정독하고 그 내용을 깊이 음미하면서, 주님이 주시는 힘을 공급받아서 번아웃과 지친 일상에서 새롭게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한, 교회에서 그리고 상담학과 관련된 각종 그룹 활동을 통하여 그룹원들이 함께 읽고 토론을 하기에도 매우 적합합니다.
2017년 5월 아차산 기슭에서
김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