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수로 재임한 지 30년 이상이 지나서 정년을 앞두고서야 겨우 뒤늦게 철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바쁜 것을 서서히 접기 시작하면서 지난 세월의 제 삶을 돌이켜보니 저는 철부지로 살았습니다. 해서 이젠 예수 그리스도를 좀 더 잘 알고 또 좀 더 가까이 그분께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세기 전에 세례를 받은 사람으로선 부끄러운 고백입니다.
그래서 해외성지순례를 계획하게 되었고, 주님의 은총으로 저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차례로 이태리, 이스라엘, 그리고 스페인 성지순례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점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성지순례의 목적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께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2017년에 첫 번째로 다녀온 해외성지는 이태리입니다. 저는 이태리 성지순례를 한마디로 ‘주님과 함께 한 명품 여행’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오후 한나절만 보낼 수 있다면 나는 애플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는 물론 기업경영에 있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입니다. 헌데 저는 이번 이태리 성지순례에서 오후 한나절이 아니라 10일 가까이 매일 종일토록 주님을 성실히 따르고 사셨던 많은 성인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또한 주님을 찬미 찬송하는 수많은 걸작들을 감상하며 보냈습니다. 이같이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한 여행이었기에 이번 이태리 성지순례는 제 나름대로 명품 여행이었던 것입니다. 이 여행은 DCC회우들과 함께 하였는데, DCC는 동성고 출신 천주교 동문모임(Dongsung Catholic Community)이고 한 달에 한 번 매주 토요일에 만나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제가 2018년 두 번째로 찾아간 해외성지는 이스라엘입니다. 마침 이때 저는 대학에서 퇴임을 하였고 또 저의 윗동서는 회사에서 퇴임을 하셔서 우리 부부와 동서 부부는 함께 예수회 후원회 성지순례 프로그램에 신청하여 이스라엘에 다녀온 것입니다. 저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예수님을 좀 더 가까이 느낀 여행’으로 묘사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저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고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들을 고쳐주셨고 고통당하시고 돌아가셔서 부활하신 수많은 현장들을 접하고 보았습니다. 이는 저에겐 인간으로서의 예수님을 더 가까이 느끼면서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성지 곳곳에선 복음서에 문자로 묘사된 예수님의 모습들이 리얼하게 떠올라 마치 성경이 그냥 펼쳐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최근에 다녀온 성지는 스페인입니다. 이 여행도 DCC회우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저는 스페인 성지순례를 ‘성인들과 함께 주님께로 나아가는 여행’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에 보답하고자 노력하는 성인들, 예술가들, 그리고 교회의 눈물겨운 열정과 집념을 보았습니다. 저도 스페인 성지순례에서 이분들을 본받아 주님께로 나아가길 더욱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인생은 잠시 왔다가 지나가는 여행으로 간주합니다. 이러한 저희 인생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여정이라야 의미도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저는 깨닫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예수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순례여행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소개된 순례여행들도 또한 순례기 ‘예수님께 가까이’의 출간도 모두 예수 그리스도께 가까이 가려는 저의 작은 노력의 일환일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자그마한 결실을 맺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기까지에는 많은 분들의 사랑과 격려에 크게 힘입었습니다. 우선 저와 함께 각각 이태리, 이스라엘, 그리고 스페인 성지순례를 갔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태리와 스페인 성지순례에서 저희들을 지도해 주셨던 심종혁 루카 신부님과 이스라엘 순례에서 지도해 주셨던 이헌준 베드로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순례 중 매일 미사를 집전해 주시고, 주옥같은 강론 말씀을 해 주셔서 저희의 순례는 한결 풍요로웠고 은혜로웠습니다.
회계원리(제5판)를 내면서 _
회계는 회사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글로벌화되어 자본 거래는 실시간으로 국가 간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세계교역량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9년 Covid-19 팬데믹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나라의 경제위 기가 다른 나라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전면 도입한 지 10년이 경과하였다. K-IFRS는 큰 틀의 회계처리 원칙만을 제시하며 재무제표 작성자가 가장 적합한 회계처리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원칙중심의 회계처리를 강조하는 특징을 가진다. 원칙중심의 회계임에 도 불구하고 기업의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회계 기준 역시 지속적으로 개정되어왔다. 2018 년 K-IFRS 제1115호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제정, 2019년 ‘재무보고를 위한 개념 체계’ 개정, 2020년 K-IFRS 제1116호 ‘리스’ 기준서 제정 등 기준서가 지속적으로 제·개정되 어 왔으며 제1104호 ‘보험계약’이 조만간에 개정되어 적용될 예정이다.
제4판까지는 개정된 회계기준서의 내용 중 회계원리 수준에서 적절한 내용을 반영하였 다. 제5판에서는 개정된 기준서를 실무에 적용하면서 새로이 드러났던 사항을 바탕으로 교과 서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사항을 중심으로 개정하였다. 새로운 개념체계와 수익기준서, 금융상품 기준서에 따라 자산 및 부채에 대한 내용을 가다듬었으며, 관련한 사례 내용도 소개 하고자 하였다. 또한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삭제하 였다.
이 교과서는 모두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초반부인 제1장에서는 회계의 환 경과 회계정보의 역할을 설명하고 제2장에서는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그 리고 자본변동표 등의 재무제표에 대하여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다. 회계학을 처음 접하는 학 생들에게는 이 책의 초반부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먼저 회계의 개념과 회계처리과정의 최종산출물인 재무제표를 설명함으로써 회계원리에서 공부하게 될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고자 하였다. 제3장부터 제5장까지는 회계의 기본적인 복식부기 기록원리로부 터 최종보고서인 재무제표가 작성되기까지의 일련의 회계정보 산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 히 제4장에서는 수익과 비용의 인식에 있어서 현금기준과 발생기준의 대체적인 회계처리 방 법을 설명하고 발생기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제6장부터 제12장까지는 각론에 해당되며, 재무상태표의 자산, 부채 및 자본의 주요 구 성항목 순으로 기술하였다. 제6장부터 제9장까지는 자산을, 제10장과 제11장은 부채를, 그리 고 제12장은 자본에 대해 설명하였다. 제6장은 현금, 매출채권 등의 금융자산에 대해 설명한 다. 제7장은 금융자산 중 지분증권과 채무증권을 중심으로 금융자산의 분류 및 회계처리에 대해 설명하되, 주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또한 K-IFRS 적용시 주된재무제표는 별도재무제표가 아닌 연결재무제표라는 점을 감안하여 원리 수준에서 도 학생들이 연결재무제표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간략히 소개하였다. 제8장은 기업의 주요 자산인 재고자산에 대한 회계처리를 기술하고, 제9장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취득, 상각 및 처분에 대한 회계처리를 다루었다. 부채는 금융부채와 비금융부채로 구분되는데, 제 10장에서는 차입금, 매입채무, 사채 등 금융부채에 대한 회계처리를 설명하고, 화폐의 시간가 치개념을 소개하였다. 제11장에서는 충당부채 등의 비금융부채에 대한 회계처리를 설명하였 다. 제12장은 자본에 대한 회계처리를 다루었으며, 구체적으로 주식의 종류 및 발행, 배당의 종류 및 지급, 그리고 자기주식의 회계처리를 기술하고 자본변동표에 대한 소개도 하였다. 제 13장에서는 주요 재무제표 중의 하나인 현금흐름표의 중요성과 그 주요내용을 기술하고 작성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제14장은 재무제표가 주주나 채권자 등 정보이용자 입 장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경험으로는 실무경험이 많은 대학원 학 생들에게는 이 주제가 아주 흥미롭게 받아들여지지만, 실무경험이 전혀 없는 학부학생들에게 는 다소 버거울 수 있으므로 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제5장의 회계순환과정이 끝난 다음에 제14장을 다루고, 학부생들이 대상일 때는 마지막에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여느 때와 같이 이번 개정작업에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동안 이 책을 교과서 로 사용해 주신 독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강의실에서 교과서로 채택해 주신 교수님들 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본 교과서의 출판을 맡아 수고를 아끼지 않은 박영사 제위께도 각각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21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