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를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대단한 유명세와 명성을 가지고도 항상 패배자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너바나뿐 아니라 커트 코베인이라는 인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커트는 더블 트레일러에서 생활하는 동안 노먼 록웰의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예술가의 기질을 드러냈고, 이야기를 꾸며 내는 천부적인 재능을 키워 훗날 자신의 음악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었다.
록 스타로서의 커트는 항상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그의 청소년다운 유머 감각과 노인 같은 무뚝뚝함을 한데 버무려 놓은 스타일을 높게 평가했다. 시애틀 주변에서는 귀 덮개가 달린 우스꽝스런 모자를 쓴 커트를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그 세계에서 보기 드물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