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페레라의 『굿바이 관타나모』는 열다섯 살 파키스탄계 영국인 칼리드가 가족과 함께 모국 파키스탄 방문 중에 미국 CIA에 고용된 현지인에게 9.11 테러 용의자로 납치되어 2년간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겪은 역경에 관한 소설이다. 비록 소설 속 주인공 칼리드는 실존 인물이 아니지만 사건의 배경과 내용, 끝없이 이어지는 심문과 고문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철저한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야만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분노하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아, 우리도 또 다른 칼리드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청소년소설에 굳이 작품 분석이나 해설이 필요한가?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문학의 존재 이유가 재미만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 남는 게 재미밖에 없다면 그건 좋은 문학작품이라 할 수 없다. 좋은 문학작품은 재미도 있지만 나에 대해,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많은 물음, 생각, 반성거리를 남기는 작품이다. 『이야기 고물상』이 작품(작가)과 독자 사이에 여러 생각거리들이 놓인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