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생활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옷'을 통해 읽어내는 것, 그것이 정말로 내가 하고자 하는 작업입니다. 사람을 빼놓고서, 사람의 생활과 움직임, 그들이 가진 사회적인 관념과 문화적인 특성, 그들 사이에서 통용되었던 다양한 코드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옷이 가진 물리적인 속성은 알아낼 수 있을지언정 그 속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여러분과 진정 나누고 싶은 것은 옷과 그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스러운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옷을 매개로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살펴보고, 그들 역시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3년 4월 16일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