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빛을 향해 걷는다. 앞으로 내딛는 한 걸음에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지나온 두 걸음은 잊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나온 두 걸음은 천 년 이천 년 혹은 만 년 단위에 이르며 자신의 몸을 형성한 인자因子들이다.
일본 민속문화의 바탕에는 중국적인 것, 한국적인 것, 인도적인 것,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민속문화가 흘러들어 있다. 역사를 힘껏 밀어올려 의식을 깊이 집중하여 화제를 찾다보면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인도인, 그리고 일본인은 모두 두터운 공통성을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시아에 가서 아시아를 체험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느끼는 것은, 지나온 한 걸음 두 걸음에 주목해 대화나 감성의 수준을 깊이 내려 되짚어나가다 보면, 풍부한 공통성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토대로 깊이 있는 대화를 주고받으면 서로의 관계도 두터워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