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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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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안개의 천국>

안개의 천국

첫 번째 수필집 『불타는 숲』을 발간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16년 전, 첫 출판기념회 때 태학사의 지현구 발행인이 좋은 글을 써서 조만간 2집도 엮으라고 격려했었다. 내심 나은 글을 쓰려고 긴 세월 안간힘을 썼다. 결국 나은 글들을 쓰지 못했다. 1집 때처럼 누르고 눌러도 가슴 깊은 데서 뜨겁게 용솟음치는 글들을 쓰지 못했다. 한 해 두 해 세월 가면서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에 매달 발표된 칼럼들이 백 수십여 편 차곡차곡 고였다. 고인 글들을 엮지 않으니 점점 퇴색해갔다. 어느 날, 첫사랑 같은 첫 책보다 나은 글을 바라는 건 제 능력을 모르는 과욕임을 깨달았다. 결국 부끄러운 대로 추려낸 글들로 2집을 엮기로 했다. 돌이켜 생각하면 나는 세 가지를 사랑했다. “환경과 글과 사람”이다. 지난 30여 년 간. 세계적 미항인 샌프란시스코만의 수질(水質) 관리가 내 천직이었다. 여전히 겉과 속이 청정한 항구를 바라볼 때마다 환경 보전에 평생을 바친 긍지를 느낀다. 글, 또한 “환경과 삶”이란 칼럼을 통해 생태계 문제와 이민의 삶에 관한 담론을 많은 독자들과 나누었다. 그러나 내 가장 큰 관심은 사람이다. 납북 당하신 생부와 초인적인 의지로 자식들을 키워 내신 어머니. 고락을 같이한 식솔들과 형제들, 그리고 내 곁의 소중한 이웃들과 친지들에 대한 이야기는 내 삶과 글의 중심이었다. 은퇴 후 각고 끝에 한의학(韓醫學)에 입문한 것도 사람에 대한 관심 때문임이 사실이다. 하 세월 흘러도 사람 간의 인연은 애중(愛重)할 가치가 있음을 믿는다. 시간과 공간은 결코 인간(人間)을 넘어설 수 없음을 믿는 휴머니스트의 심장으로 살아왔다. 글도 문정(文情)을 나눈 문우들과 함께 써 왔다. 1997년 <샌프란시스코 문학회>의 결성을 도왔고, 2009년부터는 <버클리 문학협회>를 발족, 행복한 창작과 배움의 장을 펼쳐왔다. 정기적으로 펴내는 『버클리 문학』을 통해 필력 있는 동포 문인들을 발굴하고, 한국 문인들과 교류하며, 글쓰기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번 졸작의 제목을 “안개의 천국”으로 정했다. 지난 40년간, 혼과 몸을 바쳐 살아온 샌프란시스코의 메타포다. 이곳의 수려한 풍광과, 지구 온난화로 몸살을 앓는 생태계, 또한 그 속에서 부대끼며 올곧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족적을 담았다. 부족한 사람을 위해 발문을 써주신 버클리대학 및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권영민 교수님과 『버클리 문학』을 함께 발간해 온 한남대 김완하 시인께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 또한 수년간 고정칼럼을 맡겨 준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 강승태 지사장, 부족한 글들을 흔쾌히 출판해 준 태학사의 지현구 발행인, 그리고 오랜 세월 '버클리 문학협회'를 위해 헌신해 온 정은숙 총무를 비롯한 여러 문우들께도 큰 사랑을 보낸다. 늘 아들을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님과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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